16 April, 2008

가와세 나오미 특별전



지금 일본의 기대되는 감독은 누가 있을까. 솔직히 여기서 만년 노장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어색하다. 공포영화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구로사와 기요시, '헬프리스', '유레카', 그리고 '새드 베이케이션'의 아오야마 신지, 그리고 작년 칸느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너를 보내는 숲'의 가와세 나오미. 짧은 기억으로는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물론 마츠가네 난사사건의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를 끼우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린다린다린다 외에는 그의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나는 뭐라고 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 작년 칸의 수상을 기다리며(밀양), 가장 보고싶는 작품이 바로 모가리노모리(애도의 숲)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우리나라에 개봉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제목을 너를 보내는 숲으로 하여 이달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을 한다. 그리고 개봉 전 가와세 나오미 특별전을 한다. 내일 감독과의 대화가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아. 정말 가.고. 싶.다.
나는 가와세 나오미의 영화를 단 두편 밖에 보지 못했다. '수자쿠'와 '사라소주(사라쌍수)'다. 물론 개봉을 하지 않았으므로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볼 수 밖에 없었다. 각각 3번씩은 본 듯하다. 단 두편의 영화만을 보고 이 감독에게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건 모니터에서 보이는 감독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실제로 가와세 나오미는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고 인터뷰를 싫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감독의 마음이란, 인생이 너무도 슬프고 아프지만 그러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 세상과 사람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다.
그건 가정환경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가진 감독이 이 세상을 이겨내고 끌어안는 방식이다. 그래서 영화는 내내 침착하고 말이 없지만 어느 순간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한다. 그 눈물은 신파의 그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감독의 바이오그래피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도대체 이 감독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는가 라며 가슴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와세 나오미를 너무나 직접 보고 싶은 것이다. 그와 함께 그의 모든 작품을 이번 특별전에서 보고싶다. 하지만 이번주의 일정과 다음주의 일정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와세 나오미의 영화가 개봉관에 걸린다는 것만으로 감격스럽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가와세 나오미라는 이름을 아는 이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내일부터 특별전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아마도 이번 특별전에 참석하지는 못하겠지만 너를 보내는 숲만은 극장에서 꼭 볼 것이다.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꼭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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