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il, 2008

클로버필드

어젯밤 때지난 클로버필드를 보았다. 1시간 반도 안되는 짧은 영화라 편하게 볼 요량이었으나 그렇지 못했다. 이 영화는 블레어위치 같은 마케팅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큰 흥행을 거두었다. 영화는 내내 이것이 마치 다큐멘터리인양 보여준다. 물론 몇몇 신은 정말 그럴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이런 기획으로 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는 미국의 현실이 부럽기도 하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내러티브를 거론한다는 건 우습다고 생각한다. 그저 목숨을 걸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뛰어든 사람의 모습이 과장된 미국만의 휴머니즘 혹은 영웅심리 같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도 약하다. 이것은 중간에 나오는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스트911 시대의 미국 사람들의 공포에 대한 것이다. 마케팅 또한 그것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나는 영화가 끝이 나는 순간 잠시 놀랐다. 그것은 순서가 바뀌었지만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나 "데어윌비블러드"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제 때에 클로버필드를 보았더라면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을 느낌이 지금에서야 다른 것이다. 결국 카메라를 들고 있던 셋은 죽었고, 죽을 것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시무시한 괴물(스텔스기의 폭격에도 끄떡없는)은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는 사실이, 영화를 어쩔 수 없이 끝내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공포가 끝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 결론은 나의 이야기와 오버랩되었다. 그 괴물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 나라 대통령, 정부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괴물 하나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카메라를 들고 죽음 앞에서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 두려움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기 때문이다. 심히 개인적이과 어쩌면 과장이라고 생각하고, 영화와도 많이 다르겠지만,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이 무시무시한 세계에 아무래도 나 혼자 혹은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과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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