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February, 2010

2월 16일

16일은 회사 하루 더 쉬는 날이었고, 아기가 태어난 지 일주일 되는 날이었다. 그날 이래 저래 일이 많았었다.
아바타를 보았다. 집근처 극장에서도 3D 상영을 하길래 확인했다. 영화의 내용은 역시나 이야기 들었던 쉬운 내용이었다. 하지만, 또 역시나 생각할 만한 건 있다. 하나는 인간의 탐욕이 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건 나비족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이었고, 곧 북한이 될 수도, 막말하자면 우리나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권선징악의 이야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 혹은 아이들도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느 한 사람, 영웅의 등장으로 해피엔딩이 되는데 역시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거기에 또한 남녀 차별적 요소가 있었다. 요즘 말로 말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비판할 거리가 좀 있다.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좋지 않았던 것과 좀 겹치는 것이 있는데 그건 해피엔딩은 현실과 다르다는 것과 일맥 통한다. 그러니까 제이크가 말하듯이 꿈과 현실이 구분이 안되는 순간이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현실인가를 물어보는 호접몽의 이야기. 나의 몸을 버리고 나비족의 몸이 되는 마지막 순간, 그는 나비족인가 인간인가. 스스로 깨어나지 못하는 꿈 속에 갇혀버리는 선택이 그렇게 쉬울 수 있을까.
처음보는 3D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민노씨가 말한 것처럼 "이제 영화는 아바타 이전의 영화와 아바타 이후의 영화로 나눌 수 있다"는 의견에는 반대. 보면서 솔직히 매우 놀라웠다. 실사 영화가 3D로 보이는 건 깨나 비현실적인 상황처럼 느껴졌고, 아마 화면이 나의 시야보다 컸다면 이런 생각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러했듯 과학기술의 발달은 예술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도 일반 생활에 미치는 영향보다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영화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마치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3D로 봐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아바타를 보고선 종로에 나갔다. 아트시네마에 잠깐 들렀다. 관객회원 연장하고 조금 더 후원했는데 관객회원 연장했는데 공짜표 안줘서 솔직히 실망. ㅜ.ㅜ 하지만 영화 볼 시간도 별로 없다. 영진위가 미디액트에게 엿먹이더니 한시협을 팔아버리려고 한다. 사단법인인 한시협이 영진위의 깊은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다. 유인촌과 조희문이라는 시대의 또라이가 영화계를 망쳐놓고 있다. 지켜볼 일이다.

ps. 관객회원 연장이 1달 이내에 이루어질 때에만 티켓을 준다는 민모군의 제보가 있었음.
ps.2. 위의 민노씨와 아래의 민모군은 다른 사람임.

09 February, 2010

아기가 태어나다.

새벽 5시 48분 아기가 태어났다. 무통을 못했다느니 심통이 났지만 진통을 단 3시간 밖에 안했으니 운이 좋았고 순산이었다. 너무 빨리 아기가 나와서였나 나도 좀 어리둥절했다. 막판에 힘주고 있는 와이프 럴굴을 보고있으니 세상의 고통을 다 짊어진 듯한 얼굴이었고 그로 인해 목이 메이고 울컥할뻔하였으나 바로 아기가 나와 와이프 얼굴을 계속 볼 여유가 없었다. 탯줄에 사진에..
이런 기분이었음을 경험으로 알았다.

02 February, 2010

요즘.

아이폰 구입 이후 약간의 생활 변화가 생겼다. 너무나도 신기한 어플에 놀라는 건 이제 더이상 없다. 깔려 있는 어플이 60여가지가 넘지만 그 중 사용하는 건 몇개 이며, 그나마 자주 사용하는 건 다섯 손가락으로 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대에 누워서 하는 짓이라고는 아이폰 만지작 거리며 게임하거나 웹서핑하는 것이니 옆에서 와이프가 난리를 칠만도 하다. 조금 반성해야 할 듯.
또하나 회사에서 웹브라우저를 띄우고선 하는 것이 대개 정해져 있는데 한가지가 더 생겼다. 아이폰 무료 어플 검색 또는 아이폰 팁 같은 것 보는 거. 그리고 새로운 어플 써보기. 그래서인가 블로깅이 약간 뜸해졌다는 걸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어떤 감상이 생기면 기억해두었다가 블로그에 남기는데 계속 기억만 하고 있다. 대충 2가지 인데 영진위가 미디액트를 떨구고 듣보잡 단체를 선정한 것. 원래부터 재수없었던 조희문이 영진위장이 됐을 때부터 기분나빴는데 문제가 커졌다.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기획기사까지 나도 반박 성명도 나고 난장판이다. 너무 많이 흘러와 정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또한 사람들이 독립영화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아 정부가 더 헛짓거리를 많이 하고 있어 써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하나는 지난주말에 봤던 무한도전이다. 지지난주부터 이어져온 최현미 선수의 2차 방어전 이야기인데 이건 예능이라고 하기도, 다큐라고 하기도 머한 정말 특이한 프로그램이었고, 그 내용 또한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다. 이미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 프로와 비교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 되어버렸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다른 여타의 프로그램보다 한발 앞서나가 있다. 그건 무도의 멤버 때문이기도 하지만 메인 PD의 생각이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기사참조: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태호 PD)
운이 나쁘게도 난 7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와 티브이를 켰는데 경기가 시작하기 전이었다. 가수들이 나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경기가 치러진다. 아무도 오지 않을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분명 무도의 역할이다. 경기는 10회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러지고 경기가 끝이나자 둘은 끌어안는다. 그리고 컷이 바뀌었을 때는 링 밖, 그러니까 대기실로 돌아가는 최현미 선수의 얼굴 클로즈업, 물론 VJ가 카메라를 들고 뒷걸음질 치며 얼굴을 찍었을 테니까 핸드헬드, 그런데 카메라가 아래로 내려간다. 최현미 선수의 허리에 챔피온 벨트가 있다. 그때야 비로소 그 경기의 결과가 최현미 선수의 판정승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마치 임순례 감독의 우생순이 떠오르는 순간. 볼을 던지는 문소리의 얼굴이 있고 저 뒤에서 포커싱이 나간 채 외국 선수들이 환호하던 그 컷이 떠오르는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여기에 일본 선수를 찾아가 꽃다발을 보내는 무도 멤버는 그야말로 보는 사람을 울먹울먹하게 만들었다. 자막을 보니 PD의 생각은 모두가 승자. 한일전이라며 난리를 치던 멤버가 눈물 흘리게 만드는 이 드라마보다도 더한 현실의 세계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시청자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기에 무한도전빠라는 말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ps. 서울아트시네마의 헐리우드 극장 대관 기간이 2월 만료되는데 그 돈을 모으기 위해 아트시네마는 공모전 형태로 관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관객회원 연장. CMS 후원등으로 할 수 있다.
이달 말쯤에나 관객회원 연장할 수 있을 듯.